* 꿈의 대화
새벽. 아직 일어나지 않은 오감을 깨우며, 눈을 감은 채 발가락과 인사를 나눈다.
꼼지락 꼼지락.... 잘 잤니?
발목을 돌려본다. 괜찮지?
허리를 가볍게 흔들어본다. 이제 일어나도 되겠지?
옙!!!!
힘찬 대답이 맘에 든다.
거실로 나와 물 한 잔을 마시고, 바나나 한 개를 밀어 넣는다. 그리고 다시 물 한 잔을 마시고 바나나 한 개를 먹는다. 일어나자마자 먹어도 거부하지 않는 뱃속이 너무나 고맙다.
운동복을 입고 심박계를 차고... 몸을 풀기 위해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다. 어린 아이 달래듯이 살살, 조심 조심. 부담되면 말해야한다. 몸의 구석구석과 대화를 한다.
마지막으로 물을 한 컵 마시고 집을 나선다. 바깥공기가 상쾌하다.
어! 진눈깨비인가!!!! 발끝에 부드럽게 느껴지는 땅의 촉감이 좋다.
가볍게 달리기 시작하면서 이름들을 하나씩 불러본다.
발목쟁이야! 느낌이 좋지?
무쇠돌이는 어떠니?
장경근이는 괜찮아?
엉치는 이상 없고?
콩순이는 피곤하지 않니?
허식아! 찬 공기 마셔도 괜찮지?
심돌아! 일초도 쉬지 않고 일하려니 힘들지? 대단해요!!!!
사방에서 야유가 들려온다.
왜 심돌이만 칭찬해요?
미안 미안, 그치만 젤 큰 힘을 쓰는 건 심돌이잖아.
우두머리는 정신이 든거야? 네가 지휘를 잘 해야 된다는 것을 알지? 정신차려라. 길이 미끄럽다.
처음 5Km는 심박계를 110 아래로 유지한다. 달리면서 대화를 계속한다.
힘들면 말해라. 끝까지 참고 있다가 다치면 너만 손해야.
왼 발목쟁이가 먼저 나선다.
조금 불편해요.
오른 발목쟁이는 괜찮니?
예!!!
그럼 왼쪽 대신 좀 더 수고해라.
조금 지나서 왼 무쇠돌이가 말한다.
저 도요.
왼 발목쟁이는 괜찮니?
예! 괜찮아졌어요.
장경근이는?
저도 조금 불편해요.
아무래도 왼쪽이 약하니 오른쪽이 거들어라. 서로 돕지 않으면 모두 힘들어진단다.
5Km가 지나면서 심박계를 120 으로 올린다.
전원 이상 없니?
예!!! 이상 없습니다.
그럼, 속도를 올린다.
허식이가 먼저 숨이 가쁘다고 호소한다.
조금만 참아!
심돌이는 괜찮아?
잘 모르겠는데요.
잘 느껴봐! 너는 너무 무뎌서 탈이야. 묵묵히 일만 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거든. 불만은 그때그때 풀어야 하는 거야.
예!!!
어쨋든 대답은 잘한다.
우두머리는 괜찮니?
약간 불편하지만 참을 만 해요.
역시 가장 듬직한 놈이다.
눈은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우두머리가 즐거운 추억들을 떠올리면서 모두를 격려한다. 지금은 힘들지만 그 뒤에 오는 기쁨을 이미 느꼈던 터라 모두 잘 견딘다. 생각이 깊고 참을성이 있는 녀석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벌써 마지막 5Km이다. 심박계를 다시 110으로 내린다.
누가 가장 힘든 거야?
왼 무쇠돌이가 대답한다.
저요!!!
너는 참 대단해!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거든....
그 외엔 모두 괜찮아?
예!!!
그래 고맙다. 약해서 제 몫을 못하는 것 같지만, 왼 무쇠돌이가 있어야 바로 설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예!!!
모두 착한 녀석들이다. 자기에게 더 부담이 와도 아무 불평을 하지 않고 참아낸다.
모두 수고했다. 덕분에 오늘 즐거웠어. 추웠지? 조금만 참아. 따뜻한 집으로 가고 있으니까.
야!!! 집이다. 따뜻해서 좋다. 우선 물 한 잔 주세요. 그래...
이제 정리운동과 스트레칭하자. 힘들수록 더 정리운동을 잘해야 된다는 거 알고 있지?
물론이죠. 우리가 바보인줄 아세요?
아!! 미안 미안, 헛둘 헛둘.........
야호!! 따뜻한 물이다. 난 샤워 할 때가 젤 좋드라.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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